건강 적신호 기타

2:1 트레이닝을 시작한지 4주가 되었다.
늘 그렇듯 운동을 시작하면 가장 빠른 변화가 감지되는 곳은 엉덩이. 확실히 착 올라붙은 느낌이 들더라.
파트너랑 운동능력도 크게 차이 나지 않아서 좋음.
주2회라 좀 모자란 감이 있기도 하고 트레이너랑 운동하는 만큼 자유운동도 해줘야 하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시간도 기력도 없어서 갈 때만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싶음.

세뿅이가 9시부터 17시까지 어린이집 지박령처럼 붙어 있는데도 시간이 없는 이유는.. 언제나 그렇듯 일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다. 3달에 걸쳐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좀 익숙해져서 겁도 없이 양은 많고 납기는 짧은 일을 덜컥 받아버리고 말았다는 것. 이번에도 무리없이 납품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 손목은 아작이 나고.. 결정적으로 몇주째 심한 두드러기에 시달리고 있다.
처음에는 야식으로 너무 안 좋은 음식을 먹어서 그런가 싶어서 알로에도 먹어보고 노니도 먹어보고 밀가루도 끊어보고 했지만 점점 심해지고 빈도도 잦아져서 드디어 오늘은 피부과를 방문.
두드러기는 기간이 제일 중요한 거라서 1달 이상 가면 만성으로 분류되는데 약을 끊었을 때 재발이 반복되면 큰 병원으로 가서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라고 한다. 단순 두드러기가 아니라 다른 질병 때문에 생기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준 건강검진 같은 형식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나 뭐라나. 그래서 일단 병원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확실히 약국시판약보다 처방약이 강력한 것 같다. 일단 약 먹는 일주일 동안은 조금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다행.

여기서부터는 육아-----

날이 따뜻해지니 조금 편해진 것은 하원 후의 시간이 덜 지겹다는 사실.
돌아오는 길에는 잠시 내려서 놀이터에서 놀다 보면 넘어지고, 온갖 것을 다 만져서 들어오면 흙냄새 풀풀에 당장 목욕을 해야 하는 지경이지만 이렇게 시간이 가는 건 나에게 축복이다. 바빠서 밖에서 같이 놀아주는 걸 가끔 언니에게 (유상으로) 맡기기도 하니 좀 편하기도 하고. 공기가 안 좋아서 밖에서 못 놀 때는 좁은 베란다지만 샌들 신겨서 풀어놓기도 하니 썩 나쁘지 않다. 다만 하원길에 자꾸 유모차를 탈출하려 해서 조만간 푸시카나 자전거형 유모차로 갈아타야 할 듯하다.

지지난 주말에는 결혼식이 있어서 지방에 다녀왔는데, 식사하면서 세뿅이가 온갖 것을 다 먹어 보았다. 가볍게 원래 먹던 동그랑땡은 물론이고 유부초밥, 각종 고기, 새우튀김은 아예 두 손으로 쥐고 베어 먹더라. 처음 보는 메생이죽은 질질 다 흘리면서도 숟가락을 양보하지 않아서 옷을 다 버렸고, 잔치를 치른 친척집에 가서는 뻥튀기류의 과자를 섭렵. 갑자기 너무 여러가지를 처음 먹어봐서 문화충격이 아니었을까 싶고 원래 먹던 싱거운 걸 안 먹으면 어쩌나 살짝 걱정도 했는데, 다행히 여전히 생두부를 잘 먹는다.
점점 뭔가를 해먹이기가 힘들어져서 동네 반찬가게에서 세뿅이가 먹을 만한 걸 찾는 게 일이다.

새벽에는 거의 매일 깨서 누군가를 찾는다. 얼마 전엔 새벽 6시쯤 불려나가서 8시 언저리에 깼는데 눈이 마주치니 배시시 웃고는 윙크(라고는 하지만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뜨는 거)를 날린다. 여러 번 반복하면서 헤헤거리고 있으면 이것이 과연 모자지간의 아침인사인가 연인간의 그것인가 헷갈릴 때도 있다. 내가 눈 뜰 때까지 날 두드려 깨우지 않고 눈 뜨기를 가만히 기다리면서 보고 있을 땐 더 그런 느낌이..

여전히 말을 하지 않는 세뿅이는 아주 가끔 엄마라고 하는데, 오늘은 하원 때 갔더니 거실 울타리 안쪽에서 날 보고는 소리는 내지 않고 입모양으로만 '엄-마-'라고 했다. 무슨 연습을 그렇게 오래하는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교육 차원에서 전문적으로 책 읽어주는 선생님을 초빙해야 하나 고려 중. 나랑 있으면 매일매일 같은 책들만 읽고 있으니, 좀 더 다양한 자극을 주어 입을 떼게 만들자 싶기도 해서. 딱히 조바심이 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아무것도 안 해주는 엄마인 것 같아서 돈으로 발라보자.....?
이렇게 첫 사교육이 시작되려 하는데...
올해 안에는 따! 가! 뭐 이런 의미 없는 호소를 하는 아기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이다.
이상 16개월을 맞은 기념으로 주절주절 끝-

적응 끝

어린이집 2주차 후반에 밥을 먹고 3주차 후반에 낮잠을 자고 이제는 9시 등원 3시 30분 하원의 어엿한 맞춤반 원아가 되었다.
낮잠은 첫날에 자기 전에 울고 일어나서 우는 바람에 좀 일찍 데려왔지만 그래도 1시간 넘게 숙면했다고 하고, 하루 딱 지나니 완벽 적응해서 남들과 똑같이 자고 일어나서 간식까지 먹고는 씩씩하게 놀다가 내가 가면 서두르는 법도 없이 걸어와 조용히 안긴다. 그리고 다음주부터는 아무때나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졌음!
지금까지는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의 압박에 도대체 내가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사업자등록을 냈나 모를 일이었는데 이제 알겠다. 세뿅이를 종일반 원아로 만들기 위해서다!! 아직 엄마와 30분 분리도 어려워하는 첫주 짝꿍의 엄마는 오랜만에 날 보더니 세뿅이는 아주 오래 전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완벽히 녹아들었단다. 이런 뿌듯한 일이. 달리 효자가 아니다. 이런 게 효자지 ㅠㅠ

본격적으로 유아식을 시작한지 1달가량 되었는데, 하루에 하나씩 반찬 만들기가 너무 버거워서 아기반찬 배달사이트를 기웃거리다가 일단 냉장고에 있는 재료는 소진한 뒤에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세뿅이가 잘 먹는 게 생두부 데운 것, 달걀찜, 김..같은 너무나 만들기 쉬운 메뉴들이라서 어린이집 보낸 동안 그래 귀찮지만 하나만 하자 생각하게 되더라. 내가 보기에 맛있는 메뉴를 들이민다고 과연 잘 먹을까 의문이 들기도 하고. 그도 그럴 것이 어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양배추+양파+당근+닭고기볶음은 내가 반찬 삼아 먹어도 될 만큼 간이 꽤 잘 맞았는데-너무 자극적인 걸까 잠시 고민할 정도로-아주 잘 먹는 것 같진 않았다. 그 맛있는 메뉴를 김에 싸서 주려니 자존심이 상해서 원...  일단 앞으로도 냉장고 재료 소진해 가면서 눈속임 없이도, 장난감 없이도 들이미는대로 잘 먹는 메뉴를 발굴할 예정이긴 하다.

어린이집 보내 놓으면 일할 시간이 꽤 많이 생길 거라고 예상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미뤄놨던 집안일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해서 그걸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하원시간..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좀 나아지려나 모르겠지만. 그래도 별 탈 없이 4주차를 보내는 중이다. 하루도 결석 없이 건강하게 다니는 것은 감사 또 감사할 일. 앞으로도 잘 해보자! 

적응기

3월 4일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세뿅이.
이 가정어린이집은 적응기간이 상당히 길어서,
1주차는 엄마와 함께 30분
2주차는 엄마와 떨어져 1시간
3주차는 엄마와 떨어져 3시간(점심 먹고 하원)
4주차는 엄마와 떨어져 5-6시간(낮잠까지 자고 하원)
이렇게 아이에게 충격이 덜한 단계를 밟아 나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세뿅이는 1주차 금요일에 1시간을 채웠고
화요일부터 분리한다고 예고했던 걸 2주차 월요일에 40분 분리를 시도헀다. 
화, 수, 목은 1시간씩 분리.
화요일에는 애를 내려놓자마자 선생님이 안아서 납치하듯 방안으로 사라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아니 또 그렇게까진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ㅋ
이모네에도 자주 왔다갔다 하고 시터님을 여러 번 경험해서 그런지 적응은 매우 순조로운 편. 선생님들이 모여서 아주 효자가 났다며 세뿅이의 훌륭함을 칭찬하신다고.

세뿅이의 정서적 안정감은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요즘은 방에서 일하고 있으면 타박타박 걷는 소리가 들리고 뭐지? 하고 나가보면 낮잠에서 깬 세뿅이가 울지도 않고 거실 울타리를 빙 돌아서 내가 일하는 방으로 오는 중. 모자상봉을 하면 헤 하고 웃는다.
심지어 며칠 전엔 잘 때도 아닌데 할머니(=울 엄마)가 급하게 나가면서 엄마 올 거니까 잠깐만 기다려~ 했는데 정작  내가 들어가니 애도 안 보이고 집안이 적막... 이게 뭔 상황이지 싶어서 이름을 불렀더니 침대방에서 타박타박 걸어나옴. 아마 거기서 리모콘이나 소품같은 거 만지고 놀았던 거 같은데 현관 앞에서 할머니랑 헤어지고 잠깐이긴 했지만(1분 이내) 울지 않고 혼자 놀면서 기다린 건 정말 놀라웠다.
어린이집에 데리러 갔을 때도 정신 없이 놀다가 나를 보면 엄청 반가워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 왔네 헤헤- 정도인 걸 보면 애초에 어디 갔다가 오겠지 뭐, 엄마방에 있겠지 뭐 하는 것 같다. 이건 좋은 거겠지.


식사는 완료기 이유식을 너무 싫어하는 바람에 바로 유아식으로 넘어와 버렸다.
어떨 때는 아니 도대체 어느집 아기가 이렇게 밥을 잘 먹어? 싶을 정도로 입을 쫙쫙 벌리고 어떨 때는 도리도리 한참 하다가 겨우 입을 벌리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인 듯하다. 다만 만들기가 너무 귀찮...
생우유를 그렇게 싫어하더니 추가로 사놓은 분유가 똑 떨어지자마자 이건 좋아하려나 싶었던 파스퇴르우유가 입에 맞았는지 아주 잘 먹어서 순식간에 젖병도 떼고. 이렇게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어 가는 것인가.



이렇게 나에게도 자유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꺅-

남대문 아기옷 쇼핑

지금까진 외출할 일이 그리 많지 않아서 대충 살았는데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하니 세뿅이한테는 등원에 어울릴 만한 옷이 은근 없더라. 완전 포멀한 외출복이거나 내복이거나 둘 중의 하나였달까.
물려받을 옷은 아직 3, 4주는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서 오늘! 남대문으로 출동해 보았지. 마음 같아서는 다 쓸어오고 싶었지만 상의 하의 각 3개 정도를 계획하고 하나에 만원을 넘어가는 것은 일단 제낀다는 기준을 정했다.
물려받은 옷은 파랑이 너무 많아서 웬만하면 예뻐도 파랑 계열은 제외했다.

포키와 부르뎅만 갔는데 원까지 갔으면 기절했을 듯.
하여 득템한 아이들은 대략 


남자는 핑크지! 신상 티셔츠가 2만원 내외인 매장에서 세일하는 녀석만 집어왔다. 9천원.
레깅스 역시 9천원. 레깅스가 디자인에 따라 가격이 참으로 천차만별이더라.


세뿅이가 좋아하는 자동차-정확히는 바퀴-가 잔뜩 있어서 망설임 없이 골랐다. 레깅스랑 매치하고 보니 어쩐지 횡단보도 같은 느낌. 매장 정리세일을 하고 있어서


요 곰돌이 티셔츠까지 3점에 2.8만원. 곰돌이 티셔츠는 어쩌다 보니 엉겁결에 샀는데 집에 와보니 실물이 제일 이쁘다.

제일 먼저 산

누빔조끼 만원. 이걸 샀더니 안에 있는 기본티가 따라왔다.
바지는 기획상품으로 5천원. 근데 천도 부들부들하고 괜춘. 약간 아재스러움이 느껴지지만 허드레 바지는 다 이런 거 아닌가요.
이렇게 입힐 건 아니지만 오늘 산 걸로만 맞추다 보니 아저씨스러운 룩이 완성되었다.

남대문 한 번 갔다오니 아주 포멀한 자리 아니고서는 굳이 왜 브랜드를?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조카들 옷 대리구매 해줄 때는 그런 생각 안 했는데 이게 참 무서운 거다
나중에 물려받을 데가 점점 즐어들면 쇼핑광이 되는 건 아닐까.

그나마 세뿅이가 모자도 싫어 마스크 싫어 걸치는 건 다 싫은 스타일이라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여자애 옷들은 참 예쁜 게 많더라.... 하지만 그랬다면 재산을 탕진했을 거라 좋게 생각해 보자.

다크 준하를 돌려주 눈과 귀


2연속 눈이 부시게 감상.
아... 그래 며칠 전이 언뜻 그 썰을 보긴 했었다.
에이 말도 안돼 하고 지나쳤지.


여기부터 스포용





환타지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었으니.
그래서 오늘 회차를 보고 빵빵 터지면서도 이거 무슨 장르파괴인가 작가 되게 욕심이 많네 하고 넘어갔는데 엔딩 뭔가요 ㄷㄷㄷㄷㄷ

뭔가 퍼즐이 쫙 맞춰지는 느낌이고 김혜자님 위대하시고 연출 작가 다 쩌는데
우리 짠한 준하를 더 못 본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정말 행복하길 바랐는데. 여기서 포텐 터트리고 가는구나 싶어서 다음주를 더 기대했는데 섭섭..

10회까지 엄청 다시보기 돌릴 듯.
근데 이거 나중에 정주행하는 사람들은 오늘의 이 충격을 모르겠지.
아아... 뒤통수가 얼얼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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