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기타

당장이라도 일을 줄 것 같던 덩치 큰 프로젝트 2건이 엎어졌는지 감감 무소식. 열흘째 팽팽 놀고 있다. 불안하다.
홈트에 재미를 붙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의욕 상실, 필라테스 센터 휴원 등으로 다시 대충 먹고 대충 굴러다니는 생활이다.
엄마가 오면 좀 낫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시간이 빨리 가는지 느리게 가는지도 잘 모르겠고 그렇다.

이사 날짜가 정해져서 집에 있는 물건들을 팔아치우고 정리도 하고 있는데 신랑이 중국 출장을 가는 바람에 일단 올스톱.
1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지겨워 죽겠다고 난리다. 2주의 격리기간을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호텔에서 지내려니 죽을 맛인가 보다. 책이랑 게임기도 챙겨갔는데 책은 아껴봐야 하는 데다 게임은 원래 나 일 시켜놓고 옆에서 해야 재미있는데 혼자서 하니 재미가 덜하고 드라마를 몰아보려고 해도 인터넷이 느려 영 불편한듯.
식사가 시원치 않다고 해서 큰 트렁크 작은 트렁크에 식량을 잔뜩 넣어 갔는데 평일에 먹는 밥은 훨씬 나은 것 같다.
나도 짝꿍 없는 하루하루는 일이 없어도 약간 벅찬 느낌.

세뿅이는 며칠 전에 발달검사를 받았다. 아주 조금씩이라도 발전을 하고 있어서 이걸 받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했는데 결과적으로 받기를 잘한 것 같다. 검사 중에도 인지능력은 괜찮다고 단순 언어지연인 것처럼 보인다고 했지만 언어쪽이 지나치게 떨어지다 보니 전체적인 발달을 지연시키고 있는 건 사실인 듯해서. 표현하는 언어가 떨어지면 수용언어도 당연히 남들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기도 해서 아직 33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언어치료를 해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고.
이사가 2개월 남짓 남은 시점이라 센터를 다니기 시작하는 건 좀 꺼려져서 일단 남은 2개월 추이를 볼까 싶기도 하고, 21일에 주치의 얘기를 들어보고 좀 더 생각해 볼까 싶기도 하다.
단어를 다 알면서 첫 한음절만 발음하려는 건 무슨 고집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동음이의어도 다 알고 있긴 하더라. (ex. 배: 과일, 탈 것, 신체 부위) '호'는 호랑이도 되고 호박도 되고?
지난 주엔가 비오는 날 창문 열고 손을 뻗어 비를 맞게 해줬는데 그 전후로 '비'도 확실히 아는 단어에 추가되었다.
밤에는 잠을 자려고 하지 않아서 2시간씩 책을 읽어줄 때는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어줘야 할 때가 있다. 같은 걸 다시 읽어달라고 할 때는 '또'라고 얘기하라고 가르쳐 줬더니 요즘은 곧잘 한다. 책만이 아니라 뭔가를 더 하고 싶을 때 쓰는 단어라는 건 확실히 알았나 보다.
언제까지 1음절 아기로 살건지 모르곘다.

곧 32개월

지난주 청력검사가 있었다. 당연하게도 결과는 정상이었지만 과정이 너무 힘들어.
진정제를 투여하는데 몸에 힘이 빠져서 비틀거리면서도 잠들지 않으려고 울고불고 애쓰는 통에 거의 2시간 가까이 걸려 겨우 재울 수 있었다. 그것도 24개월까지 탈 수 있는 유모차에 몸을 구겨넣고 병원을 뱅뱅 돌고서야 미션을 완료. 한달에 2-3명 정도는 이런다는데 하필 그게 너냐. 
심지어 청력검사 마지막 테스트에서 일찍 깨고 말았다. 몸이 말을 안 듣는 세뿅이는 자꾸 일어서려고 했지만 몸을 꼿꼿이 세울 힘은 없고, 그래서 더 불안한지 일어서려고 하고 버둥거리고, 그러다가 아예 바닥에 누우려고 하기도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쌩으로 애를 안고 결과를 듣고 추가결제를 하고 병원 지하에서 김밥을 사서 힘들게 택시를 잡고 앉아서야 겨우 안정을 찾았는데, 
집에 들어와서는 또 자꾸 일어서려고 하다가 비틀비틀-식탁에 쿵-으앙! 이런 반복. 밥도 안 먹길래 이건 자는 수밖에 방법이 없겠구나 싶어서 찜통더위에도 불구하고 유모차를 끌고 나갔는데 1시간을 돌아도 안자더라. 아 진짜 죽겠다 싶어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들어와서 어찌어찌 책을 읽기 시작하니 그제서야 얌전히 누워서 뒹굴대다 잠이 들었다. 무려 3시부터 4시간 숙면을 하는 바람에 밤에 재울 때도 한참 고생했다 ㅠ

청력검사가 정상이기 때문에 남은 건 발달검사. 이건 9월 초 예정.
7월 말에 나갔던 그.. 동창회 모임에서 몇 안되는 아는 선배 옆에 앉았는데 우연찮게도 선배의 직업은 언어치료사. 해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30개월과 36개월은 천지차이니 36개월까진 그냥 둬도 괜찮다고 하더라. 혹 검사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꼭 연락하라고, 근처에 괜찮은 센터라도 추천해주겠다는 말에 약간 안심했다.

요즘 세뿅이의 생활은 부족한 어휘를 뉘앙스와 바디랭귀지와 짜증으로 퉁치기의 연속이다. 
밥!: 지시의 의미보다는 반찬을 먹으라고 권할 때 나는 밥을 먼저 먹겠다! 라는 주장을 의미할 때가 많음
배: 물 위를 가는 배와 신체부위 모두 인지하고 있으나 압도적으로 전자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빵: 손으로 집어먹는 말랑한 덩어리
코: 신체기관 - 더 쉬운 눈은 왜 말을 안하는지 의문
공: 물어보면 대답은 함
해: 하늘에 떠있는 크고 밝고 둥근 것. 밤에 뜨는 건 동그랗고 밝아도 달이라고 계속 얘기해 주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세뿅이 기준으로 보름달은 달이 아님.
턱: 트럭이지만 2음절 발음이 어려우므로 줄여서 이렇게 말한다.
호: 호랑이. 처음으로 사준 인형이 수호랑이기도 했고 호랑이 나오는 동화책은 많으니까 친근하긴 했었나 보다. 애착인형인 여우 토끼도 아니고 호!를 먼저 하다니. 이건 단어라고 할 수 없지만 세뿅이는 발화 자체가 의미 있는 수준이라 기록해 본다.
엄마!, 아빠!: 부를 때도 있지만 엄마가 해라! 아빠가 먹어라! 라는 뜻일 때도 많음
두어개 정도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아직도 1음절에서 벗어나진 못하고 있다.
뭔가를 가리키면 원하는 단어로 대답을 해줘야 하는데 워낙 아는 단어가 없다 보니 도마뱀도 개구리고 그렇다.

잘하는 건, 퍼즐 정도인 걸로 보인다.
사촌형에게서 물려받은 뽀로로퍼즐을 25피스까지 쉽게 맞추길래 조금씩 피스를 늘려서 최대 64피스까지 시도해 봤는데 좀 잘하는 것 같다. 처음엔 너무 많이 해서 외운 건가 싶었는데 조각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방향을 맞추는 걸 봐서는 꼭 그렇지도 않은듯.

배변은 집안에서는 연습용 변기도 잘 쓰고 어른용 변기를 잡고 혼자 서서 쏴도 잘한다. 집에선 연습용을 치우고 유아용 시트를 올려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는 쉬- 똥- 응가- 이런 류의 말을 못하기 때문에 내내 기저귀 신세. 낮잠 자고 나서나 친구들이 우르르 화장실 갈 때는 겸사겸사 변기를 쓰는 것 같지만 이 문제는 말이 터져야 해결이 될 것 같다. 휴대용변기는 처음에 별로 안좋아해서 이후에 거의 시도를 안했는데 좀 해볼까 싶기도. 
팬티를 쓰기는 좀 이르고 대신 헐렁한 바지만 입혀서 스스로 옷을 내리는 연습을 시킬까 했는데 일단 입히는 걸 싫어하더라. 이건 엄마찬스가 있을 때 해결해야 되는 일일지도.

아빠는 놀아주는 사람, 엄마는 재워주는 사람으로 인식이 굳어진 것 같다. 유모차로 산책시키면서 재울 때를 제외하면 집에선 잘 때 꼭 책을 내가 읽어줘야 되나 보다. 아빠가 있을 땐 그래도 정말 졸릴 때 나한테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뺏기진 않는다.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도로롱 굴러 등을 돌리기를 여러 번 반복하면 잠들 시간이 다가왔다는 신호인데 대충 눈치를 보다가 엄마는 화장실에 다녀올 테니 얌전히 누워서 기다려라, 해놓고 양치하고 세수하고 할 거 다 하고 나오면 높은 확률로 잠들어 있다. 

신체사이즈는 키는 98cm 언저리라 상위 10% 내, 몸무게는 15kg로 25% 언저리.
번쩍 안아서 화장실에 데려갈 때 거울을 보면 다리길이에 자주 놀란다. 누워 있을 때도.
과연 신인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종자개량에 성공했구나 싶기도 하고(감격)

세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맛있는 것들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아이스크림이라든가..

포도를 볼 때마다 아는 척을 하기에 주말에 껍질째 먹는 포도를 사웠는데 너무 잘먹어서 이번엔 샤인머스켓을 사볼까 생각중.
놀랍게도 족발을 너무 잘먹는 어린이였다. 생각해 보면 두부나 콩류를 좋아해서(역시 콩돌이) 좀 더 어른 취향의 음식에 도전해 봐도 좋을 듯.


어쨌건 9월 검사는 얼른 지나갔으면 

관리의 이유 기타

지난주에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고등학교 총동창회에서 기수 대표를 맡아달라며.
네? 왜 제를? <- 이 말을 무려 14년 선배한테 수도 없이 했는데, 겸손이 아니라 고등학교 때 나는 아싸에 쩌리였다고.
아마 선생님들한테서 연락처를 받은 모양인데 졸업하고 몇년동안은 가끔 학교에 찾아가기도 한 적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어느 선생님이 연락처를 넘긴 거지... 이제 내가 친하던 선생님들은 거의 학교에 남아있지도 않으신데 알 수 없는 일이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반강제적으로 이름이 등록되고 나서 단톡방에 초대를 받았는데 어휴... 역시나.. 다들 너무 (심하게) 잘나셔서 쭈구리가 되는 느낌이다. 똑똑한 사람들 모여있다는 데서 일도 해보고 공부도 해봤지만 스무살 이후 만난 어느 집단보다 빡세게 똑똑해... 고등학교 때는 전혀 튀지도 않았던 친구들이 잘 풀려있는 경우도 많고.
그나저나 여건만 되면 오프를 추진할 기세라서 다이어트의 목적이 또 생겨버렸다. 아는 사람도 몇몇 있는데 제일 최근에 본 사람도 결혼식이라서 이미지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 입장. ㅠㅠ
기왕 이렇게 된 거 나가서 영업이나 할까. 물론 나 말고도 그러려는 동종업계 사람이 보이긴 한다만. 명함부터 찾아 놔야겠다.

개말라 인간이 되기로 결심한지 4주 정도 지났는데 몸무게는 2킬로 정도 빠졌다. 몇달 전에 힘들게 억지로 구겨넣었던 바지가 가뿐하게 들어가고 허리도 쪼금 생기고.
운동 가는 날은 필라테스 수업+유산소 30분, 안 가는 날은 티파니 허리운동(빡센 버전 with 수건)+칼소폭 순한맛. 좀 더 할 때는 땅끄부부 팔뚝이랑 전통의 강하나 하체 정도?
더 빡세게 할 수도 있겠지만 지속성을 위해 조절 중이다. 다음 4주도 순조롭기를.

세뿅이는 크는 중

29개월을 맞이해서 언어지연을 진단하고자 병원에 갔었는데 청력검사-발달검사 예약만 잡아놓고 왔다. 그런데 날짜가 무려 8월 중순과 9월. 예약이 많이 밀려 있어서 어쩔 수가 없단다.
그런데 30개월을 맞은 이틀 전부터 신기하게도 무슨 말만 시키려고 하면 고개를 세차게 흔들기만 하던 세뿅이가 가끔 따라하기 시작했다. 책 읽어주세요! 라고 해야지 하면서 책! 하면 비슷하게나마 소리를 내려고 하고 물 주세요! 해봐 물! 하면 또 뭉개진 발음으로 따라하려고 하길래 무울 이라고 쉽게 만들어 줬더니 꽤 잘 따라하더라. 어린이집에서도 이게 뭐야? 했더니 따라하라고 시키기 전에 먼저 물이라고 대답하고 우유도 말하고. 며칠 전에 수박을 먹었을 때 박! 하던 걸 기억했는지 오늘도 그러더라고. 밥도 바압- 하고 말해줬더니 따라하려고 하는 게 일단 뭔가 말을 내뱉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보인다.
말이 늦는 애들은 말문이 터지면 문장으로 말한다더라 하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가, 뭐야 그냥 단순히 시작이 늦은 거잖아 싶긴 한데 그래도 시작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몇주 전부터는 집에선 걍 벗겨놓고 배변훈련도 하고 있는데 금방 적응을 해서 매일매일 칭찬폭탄을 날리는 중이다. 말이 느려서 뭐든 아기취급을 한 경향이 있는데 사실 말 빼고는 다 다른 애들이랑 별 다를 바가 없어서 무슨 일이든 생각보다 너무 잘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하나.


개말라인간이 될테야 몸 [training]

이틀 연속 야밤에 맥주캔을 까고 새벽에 누워서는 현타를 맞았다.
한동안 몸이 마음에 안들어서 사소한 옷 구매도 자제해 왔었는데 도무지 버티질 못하고 최근에 비싸고 예쁜 옷 몇 벌을 지른 게 화근이었다. 그걸 입은 내 모습이 너무 마음에 안들어서 개말라 인간이 되어 보겠다고 굳은 결심을 한 것.
뭐 그 전에 이런저런 운동복도 다양하게 지르긴 했지만 이게 결정적이었어.

먹은 걸 기록한 적은 있었지만 어플 깔고 칼로리까지 관리하는 건 처음이라 약간 기대를 걸고 있다.
900-1100 정도를 먹고 300 이상 운동하기.
일단 오늘이 4일째인데 나름 잘 지켜지고는 있다. 겨우 작심삼일을 넘은 상태.
라떼를 끊고 냉동실에 가득 들어있는 아이스크림은 내것이 아니려니 하고 있으며 부엌장에 쌓인 라면들도 마찬가지. 시골에서 살구가 한가득 왔는데 하루에 2개 이상 먹지 않고 자유롭게 먹는 점심은 무조건 백반으로 기록하고 있다. 1인분으로 기록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실제 먹는 양이 더 적을듯?
월수금은 필라테스 수업이 있는데 이번주부터는 수업 끝나고 최소 20분의 유산소를 추가했고(싸이클+트레드밀) 수업이 없는 날은 집에서 유산소를 하기로. 커뮤니티에도 하도 칼소폭 노래를 부르길래 제일 쉬운 순한맛으로 한 번 해봤는데 땀은 확실히 나더라. 내일은 수업이 없는 날이니 순한맛+칼소폭 다른 시리즈 or  강하나 전신스트레칭 or 티파니 허리운동(수건)에 도전해 봐야겠다.
지금이 무지막지한 돼지 상태라 한동안 식단 운동 빠뜨리지만 않으면 꼭 화장실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도 순조롭게 무게는 빠지지 않을까 싶음. 그리고 마법기간에 -1kg를 노리는 것.

여름에서 가을 넘어가는 간절기에는 3년 전에 산 인생원피스 좀 입어보자. 허리가 안 끼려면 최소 55kg는 되어야 할 듯.(하지만 목표는 결혼식 몸무게) 

부작용으로 운동복 지름신이 제대로 강림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운동복 브랜드에서 일상복까지 너무 잘 나오더라. 그 덕에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에 샀던 보세 여름바지를 버리고 운동복브랜드 바지를 얻었다. 시험 삼아 샀다가 망하는 것도 있고 감탄 나오게 훌륭한 것도 있어서 한동안 이 짓을 그만두지는 못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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