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라닛 기타

어제 한참 만삭촬영 하는 중에 온갖 휴대폰이 징징 울리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경주도 아니고 포항이라네. 신랑이 바로 나가서 엄빠한테 전화를 드렸는데 아빤 경주에서 공 치다가 땅이 울렁~ 하는 걸 봤다고 하고 엄마는 갑자기 전화가 폭주했는지 한동안 전화를 안 받았다고.
작년 경주 지진 때도 이웃집들은 바깥으로 다 뛰쳐나가는 와중에도 '무너질 것 같진 않아서 그냥 집안에 있었다' 라고 하는 양반들이라 크게 걱정은 안 했지만, 역시나 엄마는 불고기를 해서 경주 할아버지께 가야 되는데 가스불을 언제 켜면 될까 고민하고 있었다나 뭐라나.
오늘 아침에 난 여진 같은 것도 별로 안 크네~ 하고 쿨하게 넘긴 모양이다. 

포항 중에서도 (강 아래 철강단지쪽 제외하면) 꽤 남쪽인 데다 2000년 이후에 입주한 아파트고 5층짜리라서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일은 없으니 떨어지는 물건들만 조심하면 우리 동네야 크게 걱정이 없지만 북쪽은 사진이 무시무시하더라... 새삼 필로티구조가 무섭고. 
수능 고사장 중에 내가 시험 본 P여고는 건물에 금이 갔다는데 아... 저런 데서 오늘 시험 쳤으면 멘탈이 바스라졌을 듯. 
모교야 뭐.. 재단도 부자고 부실공사로 돈 떼먹을 만한 곳은 아니니까.. 실제로 크게 피해는 없다고 하고.
어쩐지 교육부가 휴교령 내려도 학교 재량으로 등교시키는 학교가 거기일 것 같지만-_- 후배님들 힘내랏! ㅠㅠ

34주, 만삭사진 촬영

3주만의 병원 진료.
이제 너무 커져서 초음파로 한 번에 다 보기도 힘들어진 콩돌.
카메라를 갖다대니 입을 내밀고 삐죽거리고 있더라.
전에 갔을 때 배둘레가 2주 크다길래 약간의 관리를 한 결과 매우 정상으로 돌아왔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머리크기는 5일 정도, 다리길이는 3주 정도 앞선단다. 다리가 긴 게 언제까지 유지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머리가 큰 건... 엄마아빠 모두 늠름한 직각어깨를 가졌으니 머리가 좀 큰 건 커버할 수 있어! 라고 위로 중.
다음에 병원에 가면 막달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드디어 매주 병원을 찾아야 하는 시기가 온 모양이다.

정말 요 2주 정도 배가 남다르게 쑥쑥 나와서 잘 때도 힘들고, 숨쉬기도 힘들고, 소화기능도 떨어지고 영 별로다.
왼쪽으로 누우면 좋다고 해서 그렇게 했더니 골반이 아프고.. 밤에 누우면 저녁에 먹은 게 역류하고...
한 동안 잠잠하던 배 가려움증도 다시 도졌다. 얼른 지나가 버렸으면..

병원 진료와 만삭촬영 사이에 시간이 붕 떠서 스벅 가서 거의 누워 있다가 점심 먹고 스튜디오로.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후기에서는 전혀 못 본 검정 니트 원피스를 입고 촬영 개시. 
우리는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안 좋아해서 결혼할 때 스튜디오 촬영도 스킵한 사람들인지라 좀 걱정했는데 역시나 사진작가님에게 굉장한 놀림을 받았다. 이따 사진 볼 때 큰 웃음 많이 주겠다고. 필터링 하나도 안 하고 다 보여줄 거라고.

하지만 그 와중에 잘 건져 주셨군요.. 원본이라 니트에 먼지 같은 게 붙어 있는 게 함정이지만.
이걸 잘 찍어서 성장앨범 계약으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이겠으나 그게 꽤 잘 먹혀서 당장 계약을 걸어놓고 왔다고 한다...

이건 나름 배가 나와 보이는 컷. 사진에서는 거대한 배가 별로 티가 안 나는데 측면샷은 어마어마하다.

손이 그나마 자연스럽게 나와서 올려 봄. 이 드레스도 후기에서 못 봤는데 내 취향이 특이한 건가... 
공짜로 받을 보정샷 2장을 다 투샷으로 할까 고민했을 만큼 의외로 같이 찍은 컷이 자연스러운 게 있어서 다행이었고 나 역시 이런 거 오글거려서 못 하는 사람 치고는 결과물이 괜찮았다. 물론 이상한 컷들은 아까 말과 다르게 다 필터링이 된 상태에서 본 거지만.


빨리 결정할수록 혜택은 많아지고 할인폭도 크다며. 본격 성장앨범 설명에 들어간 직원님께 낚여서 계약을 걸어놓고 왔는데 좀 찾아보니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시세를 전혀 모르는 상태였단 말이지.
원래 계획은 만삭+조리원 퇴소 기념+50일 사진 각 2장으로 만들어주는 공짜앨범만 받아먹고 먹튀 하는 거였는데.

새로 계약한 건 100일, 돌, 가족사진으로 구성된 성장앨범 하나와 큰 사이즈 액자, (여기서부터 추가 서비스) 양가에 드릴 액자 하나씩, 돌상촬영 액자, 그리고 50일 가족사진. 평일촬영인 것도 서비스 추가의 요인이기는 하다.
앨범이 지나치게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싫고 나중에 처치곤란일 액자가 줄줄이 생기는 것도 싫어서 앨범은 책장 칸 사이즈에 맞는 구성으로 선택하고 선결제 진행. 아마 이사가 100일 전후가 될 듯하니 최종 앨범수령까지 2~3번은 더 와야겠지만 뭐 그 정도의 수고는 감수하기로 하자 했다.

그리하여 어제 찍은 사진의 원본들까지 받게 된 것. 이건 좀 기쁘다.
200일 300일 사진이나 2살 3살 성장앨범 같은 걸 할 생각은 없었지만 백일이나 돌촬영은 어디서든 하긴 했을 테니 어쨌거나 돈은 나가는 건데 이 정도로만 결과물을 뽑아준다면 불만 없음- 

광고 같지만 스튜디오 이름도 얘기 안 했으니 광고 아닙니다.
홍보글 올리면 서비스가 늘어난다는데 더 받고 싶은 것도 없고요... 그냥 그렇다고~

35주 이후로는 운동량을 늘리는 게 좋다고 하니 부쩍 추워지긴 했지만 맑은 공기를 좀 마셔야겠다.
후우-


키보드 뽐뿌 기타

이 녀석이 지금 메인으로 쓰고 있는 레오폴드 fc900r
무광+영문측각+키캡이 PBT+적축 구성으로 예쁘고+예쁘고+키감이 안정적이며+가볍고 조용하다.
전에 쓰던 보급형 체리는 같은 적축이라도 키캡이 ABS 소재라서 오래 쓰니 번들거리고 달그락거렸다.
결정적으로 손가락 끝이 아프기도 했고.
현재 쓰고 있는 이 모델에 매우 만족 중이나 조금만 더 컴팩트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터에

이 아이를 발견. 같은 브랜드의 fc980m.
텐키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중간에 낀 펑션키는 절실하지 않은 나에게 최적의 배열이다.
남들은 변태배열이라 한다지만 난 이게 좋아.
작년 가을에 나왔는데 지난 봄, 내가 용산에 갔을 땐 이 모델이 없었다. 있었다면 고민하지 않고 질렀을 텐데.
지름신은 살랑거리지만 요즘 크게 바쁜 것도 아니어서 멀쩡히 잘 쓰고 있는 키보드를 밀어내고
오직 작고 예쁘다는 이유 하나로 얘를 사는 건 사치다 생각하고 있다.=예산이 없다.

가뜩이나 다음 달부터 국민연금이 20만원....(-_-) 인상되는 바람에 할 말을 잃은 마당이라.
가장 가난할 해에 세금 내느라 등골이 휠 걸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부디 순하고 잘 먹고 잘 자는 아기가 태어나서 엄마의 경제활동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

지른 건 아니지만 지르고 싶은 거라서 지름밸로. 
언젠간 소유하고 말리라.

곧 32주, 본격 정리 시작

오늘이 31주 6일이니까 내일부터 9개월차! 
30주까지는 편하다더니 정말 귀신같이 지난 주말부터 여기저기 불편한 곳이 생기기 시작했다.
머리가 아래로 내려가고 아기가 커지면서 양수가 조금 줄어들기 시작한 것 같은데, 덕분에 태동이 좀 더 노골적으로 느껴진다.
전엔 양수 때문에 움직임이 커도 둥둥~ 하는 느낌이었지만 이제 더 직접적으로 엄지손가락 한마디 정도 되는 발이 튀어나온다거나..  
조금 있으면 손으로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안에 사람같은 게 들어 있는 게 맞구나 싶어서 정이 들기도 하지만 어쨌든 불편하다!
난 똑바로 누워 자는 게 별로 불편하지 않아서 자주 그러고 잤는데 이제는 숨쉬기가 어려워서 이쪽저쪽 뒤척이며 옆으로 자고 있다.
근데 이거 옆구리가 배기는 데다 내가 움직이는 대로 아기가 따라 내려와서 이거 눌리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싶어 편히 자기가 어렵다..
막달 되면 앉아서 자는 사람도 있다던데 그럴 수도 있겠다 싶고. 우리 침대 헤드가 쿠션형으로 약간 경사진 게 다행이라 해야 하나..

주말에 결혼식이 있어서 부산에 다녀왔는데 아침 기온과 저녁 기온이 너무 달라서 깜짝 놀랐다.
원래 가지고 있던 루즈한 항아리형 원피스에 입으려고 레깅스를 사러 갔었는데, 기모레깅스도 같이 사라는 직원의 권유를 뿌리친 게 후회되더라...
그나저나 이렇게 어중간한 날씨엔 대체 무슨 외투를 입어야 하나.
도톰한 가디건으로든 견딜 수가 없던데, 얇은 반코트류가 죄다 라인이 쩔어주셔서 입을 수가 없네. 언니 옷장을 좀 뒤져야겠다.


드디어 (수유를 위한 ㅋ) 소파가 배달되어서 어제 밤에 배치를 이리저리 바꾸다가 최소 2달은 갈 위치를 정했다.
식탁 폭이 너무 넓어서(1.8미터) 베란다로 나가는 동선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어.

처음에 이렇게 놓고 엄청 기괴한 배치라고 깔깔거렸는데 보다 보니 작업실 느낌도 나고 해서 마음에 든다.
소파 앞이 휑한 것보다 높은 식탁이 있으니 좀 아늑하기도 하고. 낮엔 등 뒤에서 볕이 내리쬐는 느낌도 좋다.
TV로 본방을 챙겨보는 것보다 나중에 노트북으로 볼 때가 많으니 편하게 보기도 좋고.

소파에 앉아서 부엌 쪽을 바라본 모습. 
액자는 두꺼비집을 가린 것이고 그 아랜 부엌에 썩 어울리진 않지만 서랍장. 
서랍장 아래에 로봇청소기 2대가 자리를 잡았다. 벤치 아래 있는 것보다 훨씬 낫군.
원래 서랍장 뒤로 보이는 펜던트 조명 아래 식탁이 있어야 하겠지만 이 거대한 식탁이 저 자리에 제대로 들어갈 리도 없고 
벽으로 붙이기도 싫었으며 처음부터 식탁은 거실에 두고 싶었어..

이 배치로 12월 말까진 갈 텐데, 아기가 오면 서랍장이 지금 벤치 자리로, 식탁이 서랍장처럼 부엌 펜던트등 아래
벽으로 붙을 수도 있겠지.... 
좁은 안방에 아기 누울 자리도 만들어야 해서 협탁을 빼고 침대를 벽으로 밀어버릴 예정. 적당히 트롤리도 놓고 뭐.
그럼 90센치 정도 공간이 나오는데 나랑 아기랑은 침대에서, 바닥에서 신랑이 자는 것으로 잠정적으로는 합의를 봤다.
라텍스 매트리스라서 애가 코를 박아도 숨을 쉴 수 있다나 뭐라나.. 엄마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코 박을 일 없다고 걱정 말란다.

늘어날 짐을 대비해서 여기저기 공간을 만들고 있는데 버리는 것도 꽤 되지만 밀어내기 작업도 가열차게 이루어지고 있다.
서랍장에 있던 게 장롱으로 간다거나 베란다 창고로 간다거나.. 그래도 조금씩 자리가 만들어져서 언니집에서 오는 아기용품들이 차곡차곡 자리를 차지하고.. 
조리원에서 해도 된다고, 급할 거 하나도 없다고 하는 경험자 얘기만 믿고 아직 아기맞이 준비를 단 하나도 한 게 없는데
이제 다니기가 슬슬 벅찰 시기가 다가오니 카시트랑 유모차만이라도 봐 둬야지.

아기 상태는 배둘레가 2주 정도 크니 야식, 살 찌는 음식은 좀 피하라는 의사의 조언을 들었다...
아니 나는 살이 별로 안 찌는데 먹는 족족 지가 다 가져가는 건가. 이기적인 녀석.
의사 말은 잘 들어야 되는 거니까, 9시 이후로는 물이나 우유 정도만 마시기로 했다.
그래 이런 말을 들어 줘야 내가 자제를 하지 싶어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도 있다. 
밤에 그렇게 뭐가 땡기더라고. 딱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니었는데..

드디어 무료 만삭촬영을 예약해 두었고(34주차) 
내일부터는 주1회 임산부요가에 간다! 
역시 나라는 사람은 어디가 좀 불편하고 아파 줘야 운동이란 걸 하는 동물인가 보다.
지난주 개강을 해버려서 6회차 강좌 수강료를 다 내고 5회차밖에 들을 수 없는 건 좀 슬프지만 어쩔 수 있나.

부디 앞으로 8주도 무사히 보낼 수 있기를.

30주, 어제가 오늘 같은

똑같은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먹고자고의 연속이라 아 참 별로네 싶은 느낌. 일이 한가해서 그런 게 큰 듯하다. 
어젠 급행으로 일이 있어서 낮잠을 못 잤는데 왜 오히려 더 개운한 거지.

추석연휴가 끝날 무렵에 소파를 주문해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중이고
지난 주엔 입체초음파를 확인하고 독감예방접종을 맞았다.
워낙 활발한 녀석이라 얼굴을 안 보여줄 거라고 걱정하진 않았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대충 이렇게 생겼다고 한다. 
엄마, 시어머니, 언니의 의견은 아빠를 닮았다는 것. 내가 봐도 내 얼굴은 딱히 안 느껴진다.
그래도 뭐 손가락, 발가락, 인중이 말짱하게 깨끗하게 붙어있는 것만도 감사한 일 아니겠나. 나름 귀여운 구석도 보이고.
그리고 남자는 얼굴보단 몸이지! 머리가 좀 커도(며칠 정도 크다는데) 다리가 길면(며칠 정도 길다고) 용서되고 그런 거.

얼마 전부터는 상반신이 몹시 가려워서 벅벅 긁었더니 금세 빨개지고 피가 나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배가 트려고 하는 증상이란다. 그래서 손톱을 바짝 깎고 가려울 때마다 튼살크림과 오일을 발라주고 있다. 
앞으로 계속 그럴 거라는데 10주 동안 제발 무사했으면.

소화는 잘 안 되는데 자꾸 뭔가 먹고싶어서 이것저것 주워먹고 있다.
그제는 오밤중에 너구리를 끓여먹고 후식으로 귤 하나 까먹었는데 이건 진짜 오버다 싶긴 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밤중에 살짝 토하고.-_- 이건 아니지 않나...
체중이 드라마틱하게 늘진 않아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항상 조심조심.

다음 진료부터는 주기가 짧아져서 2주에 한 번씩 방문하게 되었다.
적당한 날을 잡아 공짜 만삭촬영을 할 생각인데 아무래도 다음 달로 넘어가게 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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