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기념여행 준비 여행

내년이면 아빠가 칠순을 맞게 되어서 여행을 가기로 했다.
처음엔 애들까지 다 데리고 갈 예정이라-너무 어린 세뿅이는 빼고- 아빠가 안 가본 해외+애들을 데리고 다녀도 될 만한 곳을 찾아 하와이를 갈까 했는데 언니가 아무리 생각해도 애들 데리고 가는 건 돈을 갖다 버리는 짓 같다며 오리지널 가족만 가는 걸로 계획을 바꿨다. 애들은 아빠들이 휴가 내고 맡아 보기로 하고. 딸들을 위해서 좀 멀리+아빠가 안 가본 해외를 찾다찾다 나온 게 캐나다여서 슬슬 알아보는 중. 그나마도 퀘벡, 몬트리올쪽은 갔다 오셔서 빼박 서부로 가게 되었다.
어른들이랑 같이 가는데 자유여행 하는 건 꿈도 안 꿨기 때문에 항공권만 사고 현지투어를 생각하고 알아보는데, 자꾸 자유여행 계획을 세우던 버릇이 나와서 피곤해질 뻔했다. 투어는 보통 아침에 시작하는데 아침에 현지 도착해서 아침부터 투어 시작하면 피곤하니 하루 일찍 도착해서 숙소를 잡을까 생각하니 짧지만 알아볼 게 적지 않더라.

언니가 복직 예정이라 방학기간인 7월말~8월말=최성수기밖에 갈 수 없어서 그래도 광복절을 지나야 좀 낫지 않겠나 싶었는데
농사오타쿠인 아빠가 복숭아를 따야 하는 기간을 피하려다 보니 7월 말밖에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아서 7월 말~8월 초의 초초초초초초초성수기에 떠나게 생겼다.
그러다 보니 항공료도 비싸, 호텔도 비싸...

1. 항공은 대만 경유 에바항공을 생각 중인데 대기시간이 2시간 반, 3시간 정도. 그래서 타오위안 공항에 뭐가 있나 보다가 융캉제에서 너무 맛있게 먹은 도소월이 있길래 그래 이거다 했건만 영업시간이랑 대기시간이랑 전혀 맞지 않음.... 대만돈도 챙겨 뒀는데...

2. 하루를 먼저 와서 잠만 자고 투어 참여하기는 너무 아까울 것 같아서 다운타운에 숙소 잡고 오전에 좀 돌아다니다가 시내에서 합류하려고 했는데 다운타운 숙소가.. 거의 40만원 가까이... 하아.. 이렇게 해야 되는 건가 회의가 들어서 어차피 밤 비행기니까 셔틀 있는 공항 가까운 호텔로 잡은 후 조식 먹고 도심으로 나가면 되겠지 싶었는데 이 동네에는 왜 캐리어 맡길 만한 코인로커 하나가 없니. 뒤지다 보니 모 백화점에서 맡아 준다고 하긴 하더라만, 걸어서 약속장소까지 이동할 걸 생각하면 그것도 번거로워서 어쩜 아침 먹고 다시 공항으로 가서 일찌감치 합류할 수도 있겠다 싶다.

3. 하지만 모든 계획은 다 바뀔 수 있다. 아하하하하....

첫돌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에 돌촬영을 다녀왔다.
빨리 걸을 것 같아 좀 더 당기고 싶었지만 일정조정에 실패하고 원래대로 딱 11개월하고 1일이 되던 날이었다.
다행히 정신 없이 돌아다닐 정도로 걸음마가 늘진 않았고, 걱정과는 다르게 모자에도 나름 잘 적응해 주었다.
아직 원본밖에 없지만 사진이 그럭저럭 잘 나온 기념으로 조금 공유해 보기로.


오후 3시 촬영인데 이상하게 도통 낮잠을 안 자서 일어나서 30분밖에 안 잔 상태로 찍기 시작했다.
가족촬영 끝내고 첫 컨셉에서 벌써 울먹거리길래 좀 먹이고 재울까 했는데 먹고 나니 좀 살아나더라.
그래도 썩 표정이 좋진 않아서 동원한 비누방울이 대성공을 거두어 눈과 손이 비누방울 쫓아다니기 바빴다.


조금 움직이면서 따라다니기도 하고.


패키지에 우리한테는 하등 필요 없는 것을 끼워 준다길래 그건 됐고 전통돌상 촬영이나 추가해 주세요 했더니 들어주더라.
훌륭하게도 한복이 잘 받아서 한복 입은 사진이 평균적으로 제일 이쁘게 나왔다. 돌잡이에서는 막 조심조심 이걸 만졌다 말았다 하다가 결국 마패를 집었다. 겁이 많은 아이라 안전지향으로 공무원을 하려나 했는데, 현대식으로 해석하면 사짜가 붙는 직업이라나 뭐라나. 뭐 그렇다고 치고, 잊어버리도록 하자.
사진은 눈매가 나랑 닮게 나와서 좋았다. 약간 엉거주춤 서 있긴 하지만.

이후로 하루가 다르게 늘더니 오늘은 문간방과 안방을 걸어서 몇 번이나 왕복하며 놀더라. 정말 돌 즈음엔 꽤 잘 걸을 것 같다. 신발을 하나 사든 얻든 해야 할 시점인가.

돌잔치는 따로 안 하고 직계가족만 간단히 식사를 할 예정인데, 크리스마스 코앞이라 분명 얼른 예약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한식으로 할 거니까 천천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하려다 보니 무료 돌상이 있는지, 외부 돌상 반입이 되는지도 막 알아보다가, 아 이러면 내가 귀찮아져 하고 다시 접고 아무것도 하지 말자 모드로 돌아갔다.
돌촬영도 마찬가지여서, 가족사진 의상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톤만 맞추자 싶어서 흰티-베이지티-아이보리티로 맞췄다. 그나마도 나는 언니 니트를 빌려감. 세상에 살다 보니 언니가 내 옷을 빌리는 게 아니라 거꾸로인 날도 오는구나. 처음엔 원피스를 하나 지를까 했다가 다 뻘짓 같아서 동네 미용실에서 간단하게 드라이만 하고 너무 신경 안 쓴 티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화장하고 갔는데 잘했다 싶고.
이 귀차니즘을 극복하고 그래도 앨범에 넣을 사진은 다 골라 보냈다는 게 놀랍다. 제일 간단한 패키지를 골랐음에도 액자가 7개인가 8개인가 온다길래 다 할아버지네 보내기로 하고 우린 앨범만 가질 거다. 딱히 걸 데도 없고.. 크게 어울릴 것 같지도 않고 해서. 가지고 싶으면 마음에 드는 액자 탁상으로 하나 골라서 놓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세뿅이는 이제 나름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의자에 얌전히 앉아서 밥 먹는 걸 좀 괴로워한다. 물도 먹이고 장난감도 쥐어주고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면 내려놓거나 안고 먹이기도 하다가 다시 앉히려는 시도를 한다. 계속 이러면 좀 울려야 하나 싶기도.
안아달라고 손을 만세 하며 다가오고, 울타리 너머 식탁 의자에 앉아 있으면 뒤에서 옷을 잡아당기고, 간식을 먹을 때 입에 있는 걸 다 먹으면 음! 하는 소리를 내면서 더 달라고 하고, 밥을 먹다가 물이 필요하면 끄으응 한다. 이제 인간의 언어를 익힐 때도 되었건만..
최근 이삼일은 아빠라는 소리를 내긴 했다. 무슨 의미인지 알고 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나름 사람소리 같아서 이제 무슨 단어라도 시작할 때가 가까워졌나 한다.
잠을 잘 때 안아서 재우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졸리면 뒹굴뒹굴하다가 베개나 쿠션에 머리를 박고 엎드려 잔다. 엉덩이는 치켜들고서. 물론 옆에 누군가가 같이 누워있어야 한다. 졸려 보일 때 잠자리에 먼저 누워서 자자~ 하고 부르면 여러 번 탈출해서 어떻게든 놀다가 도무지 몸을 가눌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돌아와 쓰러지듯 잠든다. 내가 먼저 잠드는 일도 비일비재.

순하고 귀여운 아이로다.

주기적인 운동 몸 [training]

추석을 쇠자마자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필라테스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일단 개인레슨 10회차 받고 봐서 좀 더 개인으로 하든 6:1 그룹으로 넘어가든 해야지 했는데 10회 끝나고 바로 그룹으로 등록.

사실 개인 때는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수업시간이 무슨 재활운동의 현장처럼 비명이 울려퍼지고, 실제 운동도 그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더 나빠지는 것을 최대한 막아주는 정도. 다만 운동이라는 게 기본은 다 비슷비슷해서 PT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자세 잡는데 그리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티파니 허리운동과 강하나 하체 스트레칭을 생각날 때마다 해준 덕에 몸이 그리 뻣뻣하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이제는 2달짜리 프로젝트가 끝나서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을 다닐 수 있게 되었는데, 그룹레슨을 받으면서 느낀 것이 몇 가지 있다.

1. 발바닥 각질관리가 필요하다. 필라테스용 양말을 신지 않는 한은.
그래서 발에 물이 닿을 때마다 집에 남는 크림을 치덕치덕 발라주는 중.
휴족시간에 각질관리용 시트가 있는데 우리 동네에는 안 팔더라고.
다른 동네 갔을 때 눈에 띄면 몇 개 집어 와야겠다.

2. 개인레슨 할 때는 전혀 신경도 안 썼던 의상문제.
그냥 헐렁한 반팔티에다 엄마가 여행갔을 때 떨이로 팔길래 사왔다는 반바지 레깅스로 다니고 있었는데 그룹레슨을 들어가니 이거슨 웬 본격 운동복들의 향연. 뭔가 창피한 기분이라 일단 제대로 된 브랜드에서 레깅스를 샀다. 확실히 조임이 다르더구만.
그리고 티셔츠는 그래도 대충 유니클로나 가볼까 했었는데 영 아니길래 스포츠브랜드를 돌아다니다 유일하게 스튜디오 운동용 루즈핏 반팔 티셔츠를 팔던 곳에서 3장이나 지르는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나 왜 그랬지.
사이즈가 없어서 2장은 택배로 주문을 해두고 오늘은 약간 짧은 듯한 옷을 입고 갔는데 오늘 수업에 들어오신 넉넉한 풍채의 회원님께서 레깅스 위에 짧은 반바지를 입으셨더라. 아 그래, 저런 방법이 있었지 싶어 어쩌면 곧 또 지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얘기.

3. 오전수업 중 제일 강도가 약한 11시 수업을 듣고 있는데-9시 반 회원들은 무척 열정적이시라고-의외로 잘 따라가고 있다. 내 체력이 결코 좋은 편이 아니건만 오늘 내 맞은편에 계신 회원님은 버피테스트 가볍게 10회 했을 뿐인데 엄청 힘들어하시더라고. 몸매는 킹왕짱 좋으시던데..

4. 그래 몸매. 점점 비루해져서 라인이고 뭐고 다 뭉개진 불쌍한 나의 몸. 우람한 어깨와 두툼한 허리와 원래 튼실했던 엉덩이와 허벅지. 느낌상 오늘 멤버 중 내가 제일 어린 것 같은데 내가 내 몸을 너무 방치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거울과 비교의 합체는 실로 무서운 것이다. 다음주에 돌 촬영 있는데 원본사진이 참 슬프겠군.

5. 등록한 28회를 채울 때까지 주2회 성실히 다녀보자. 3회가 더 좋을 것 같긴 한데 안 그래도 바쁜 언니한테 1.5시간 더 조카를 봐달라고 하는 건 너무 가혹한 일이다. 게을러 터져서 돈을 안 들이면 집에서는 웬만해서는 움직이지 않는 습성을 고치던가.
하지만 나조차도 별 기대가 되지 않는군. 아하하..
  

 

사라진 한 달

추석 직전에 시작된 2달짜리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났다.
편집난이도가 어마어마해서 중간에 홧병으로 돌아가실 뻔했지만
워드 능력치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선에서 마무리.
내가 번역을 하는 사람인지 편집을 하는 사람인지 헷갈릴 지경에 이르기도 했지만 어쨌건 끝이다.


그 동안 세뿅이는 빨대컵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번주 들어서는 걸음마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추석 전에도 울타리 잡고 마구 걸어다니고 혼자 일어서는 건 잘 했던지라
추석 지나면 바로 걸을 줄 알았더니 그 상태로 한달을 가더라.

추석찬스 엄마찬스가 끝나고 마지막 2주는 시터를 맞았는데
첫 시터가 너무나 완벽했음을 또다시 실감.

두 번째 시터는 이유식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며 처음 만드는 이유식을 떡밥으로 만들고
믹서를 고장내고, 뜨거운 물로 목욕을 시켜서 물 좋아하는 세뿅이한테 목욕 기피증이 생겼고,
게다가 시도때도 없이 나를 불러대다가 설거지를 잔뜩 쌓아두고 퇴근하는 30시간을 보내고는 주말에 허리가 아프다며 그만뒀다.

세 번째 시터는 잠을 잘 못 재우고-덕분에 거의 낮잠을 내가 재움
달걀 흰자를 이유식에 넣어 알레르기가 일어나고-다행히 금방 가라앉음
분유 먹을 시간에 이유식을 먹이고 나한테 묻지도 않고 모기 물린 자리에 후시딘을 막 발라주고 그랬...
하지만 목욕을 다시 좋아하는 아이로 만들고, 첫걸음을 떼게 하고, 책을 무지 많이 읽어주고,
차분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들뜨지 않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 건 마음에 들었다.
잠을 잘 못 재우니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서 밤잠을 잘 자는 결과로 이어진 건 참으로 희안한 일이었다.
파트만 뛰는 분이라 나중에 요청을 하면 오실지는 모르겠지만 고민이 되는 부분.
육아상식이 부족한 시터랑 계속 있어도 되는 걸까... 미리 제의하지 않기를 잘했다 싶긴 한데.

다음주부터는 다시 풀타임 육아가 시작될 텐데 거의 1달만이라 벌써 겁부터 난다. 하아.

시터라는 신세계

신랑이 해외출장을 가면서 2주간 엄마가 올라와 계셨는데 출장이 1주일 연장되고 일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추가된 출장비로 시터를 쓰기로 했다. 단기인 만큼 시급은 조금 높게, 일은 최소한으로 . 그래도 연락은 3명밖에 안 오더라.
추가된 출장비의 한계가 있는 관계로 매일매일은 어렵겠다 싶어 월수금에다 언니네가 하루종일 없는 일요일을 추가. 추석 이후 입주시터로 들어가신다는, 매우 단기에 적합한 분을 만나 일요일부터 시작했는데 와...
아무리 세뿅이가 낯가림이 없다지만 한시간만에 방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경력 7년의 베테랑+쌍둥이 전문+입주 전문+부지런이 미칠듯한 상승효과를 일으켜서 세뿅이도 나도 신세계를 맛보게 되었다.
난 보통 세뿅이를 재우고 일을 시작해서 새벽에 끝나는 편이라 아침엔 거의 좀비상태로 누워 있으면서 눈만 따라다니는데 시터님은 다르다. 역시 노동에 댓가를 지불하는 건 중요한 거다.
게다가 PT에 비싼 돈을 지불하면 운동과 식단관리에 더욱 힘써 다이어트 효과가 높은 것처럼 비싼 대가를 치르니 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겠다는 의지로 불타서 폭풍같이 일을 하게 되는 순기능이 있다. 엄마가 와 계실 땐 엄청 쓰레기처럼 살아서 미안했는데..

다행인 건지 2달짜리 프로젝트가 생겨서 엄마가 일정부분 도와주더라도 또 단기로나마 조금 더 시터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어쩐지 반가운 마음이 크다. 난 이제 돌아가지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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