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성장

이사가 3주 뒤로 다가온 요즈음. 
신랑은 너무 바빠서 토요일을 제외하면 일요일이고 공휴일이고 몽땅 출근하지, 세뿅이가 잠들어야 퇴근하지, 
하여 세뿅이와 둘만의 시간을 맘껏... 보내는 중이다.

매우 평균적인 시기에 뒤집기를 하고 곧바로 배밀이 연습에 돌입하고, 이유식도 시작했고 다행히 잘 먹는 중이다.
키도, 손발도 부쩍 자란 게 느껴지고 결정적으로 무겁다... 
신랑이 늦어서 목욕도 내 담당이 되었는데 끝나고 나면 내 옷도 같이 세탁기로 들어가고 체온이 쑤욱 올라가는 기분.
다행히 목욕을 정말 좋아해서 머리 감을 때까지 징징대다가 물속에 넣어주면 어느새 조용..
이제 80사이즈는 꽉 끼어서 우주복은 못 입을 지경이고 85 정도가 적당, 90사이즈도 넉넉하게 입을 수 있게 되었다.
밤잠이 길어져서 새벽이 좀 더 편해졌고, 낮잠도 30분씩 찔끔 자고 마는 경우는 줄고 있다.

이렇게 착한 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말 안 통하는 생물과 하루종일 붙어있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라서, 이사를 하기 전까지 미친듯이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들이는 중. 그게 안 된다면 유모차를 끌고 외출을 한다. 힙시트로 이동하기에 요즘 날씨는 너무 가혹하다.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또 운전을 하더라도 아직은 뒷자리에 앉히고 움직일 만한 수준은 아니므로 멀리 가지는 못하는데 어떻게 나가든 들어오면 녹초가 되는데도 기어코 꾸역꾸역 나가고야 만다.

둘째조카가 태어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언니집으로 들어갔는데 당시 나는 프리랜서라서 하루종일 방안에 들어박혀서 모니터만 들여다보며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게 언니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고 형부에게 얼마나 큰 안심이 되었을지 상상이 간다. 표면적으로는 내가 얹혀 사는 것이었지만 그들에게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었을지도.
어쨌거나 방문만 열면 한마디라도 인간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위급할 경우에는 잠깐 뭔가를 부탁할 수도 있는 존재가 있다는 게 참 좋았을 것 같다. 나도 오죽하면 친구한테 그냥 우리집에 놀러와서 낮잠이라도 자라고 할 정도니.

이사가기 전까지는 엄마의 지원도, 시어머니의 지원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떻게든 버텨야 한다. 후-
가면 언니가 있고, 나무가 있고, 문명이 있고, 문화센터 같은 것도 있겠지. 
2년만 살다 수원으로 내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언니의 은혜를 최대한 누리고 말리라.

통잠 비스무레하게 자고는 있지만 자다가 자꾸 뒤집는 통에 깨버리면 다시 뒤집어 놓으라고 징징대고
졸리면 그대로 엎어져 자는 세뿅이. 귀엽긴 하지만 성가시다. 
그래서 아이의 폭풍성장을 보면서 (그게 내 덕은 아니지만) 열심히 육아만 하는 삶도 꽤 보람차지 않을까 -아주 잠깐- 생각하다가도 아아.. 그래도 너무 버거울 것 같단 말이지.


오늘의 육아도 곧 끝날 시간이다.
아아.. 금요일이구나.

뒤집은 채로 엎어져 자는 중. 회전과 뒤집기는 세트인가 보다. 분명히 베개를 베고 잤는데... 
이 글을 쓰는 동안도 무려 3번이나 뒤집다 벽에 닿아서 징징거리는데- 아오 귀찮아.
정수리에 솟아있는 머리는 안 빠질 모양인 배냇머리.
단골 미용실 원장님이 출산선물로 머리를 다듬어 주시기로 했다. 
또 얼마나 남자아이가 될지.

이동은 열차로

연휴를 맞아 각 본가를 순회하고 돌아왔다. 
처음에는 같이 차를 타고 내려갈 예정이었는데, 화요일에 휴일이 있었음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고 목요일에 일이 폭발해서 밤을 꼬박 새는 바람에 금요일에 혼자 애를 볼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광명역에서 ktx를 타고 포항으로. 아침 일찍 이동한 건, 표도 없었지만 세뿅이가 푹 자고 난 다음이라 컨디션이 좋을 거라 징징거리고 울지는 않겠다 싶어서 한 선택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대성공. 이동하는 2시간 동안 40분은 자고 나머지 시간도 얌전히 공갈젖꼭지 빨면서 보내줬다. 캐리어를 들고 갔던 관계로 2좌석 확보한 것도 잘한 일이었다. 열차에 실어다 주고, 역으로 데리러 오는 사람 있으면 큰 문제는 없을 듯.

돌아올 때도 당일 새벽에 깨서 특실표 1장을 구했는데, 이 때는 아기띠에 에코백 하나였기 때문에 별 불편함 없이 왔다. 칭얼거리길래 잠시 객실 밖으로 나가 달래는데 입석에 앉으신 분이 자리를 양보해 주시려고 하더라. 이렇게 고마울 데가 ㅠ 
난 세뿅이가 다른 사람들 불편하게 할까 전전긍긍하고 있었는데, 의외의 복병은 다른 데 있었다. 같은 호실에 탄 어린애 하나가 간헐적으로 괴성을 질러대는 바람에 겨우 잠든 세뿅이가 그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서 깨려고 하더라. 귀를 막아주긴 했는데 푹 자진 못했겠지... 그 아이 부모님도 제지를 하고 니가 자꾸 이러면 우린 다 기차에서 내려야 한다고 혼내긴 했지만 크게 효과는 없더라. 그게 우리 일이 된다면.. 아마 첫 번째 소리를 지른 단계에서 끌고 객실 밖으로 나갈 것 같지만.

신랑은 다른 짐을 잔뜩 들고 차를 끌고 왔는데, 내려오는데 장장 9시간, 올라오는 데도 5시간이 걸렸다. 
그 차로 같이 움직였으면 어쩔 뻔했나... 휴게소도 꽉 차서 주차할 공간도 없었던 모양인데.
앞으로는 필요 최소한의 짐만 가지고 같이 ktx를 타기로 결정.

다만 이동만이 문제는 아니었으니,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지 세뿅이가 종일 칭얼거리고 잠도 안 자기를 이틀.
내려 놓으면 울어대고 낮잠도 별로 안 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진땀을 뺐다. 나는 또 나대로 신경이 쓰여서 푹 쉬지도 못하고. 이런 것 때문에 밤새고 어디론가 피난을 가도 침대에 녹는 시간은 최대 3시간 정도가 되는 것 같다. 
아무튼 그렇게 버티다가 이틀째 밤에 잠들어서 내리 9시간을 자더라. 낮에는 여전히 칭얼칭얼. 집에 돌아와서 완전히 안정을 찾은 걸 보니, 한동안 여행을 다니기는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당분간은 당일치기 외출로 만족해 보자.

지난주의 최대 사건은, 아랫니가 올라오는 걸 발견한 것.
손을 자꾸 빨길래 잇몸이 가려운가보다 했지만 이렇게 빠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4개월 반도 안 된 아기가 이라니;;;
유치가 빨리 올라오면 빨리 빠지고 영구치도 빨리 올라오고 이가 상할 위험도 그만큼 올라가는 만큼 엄청 신경이 쓰이는 거다.
뒤집지도 못하는 애가 이라니 어쩌라는 건지 참. 
그래도 비교적 크게 까탈 부리지 않고 나고 있으니 감사할 일이겠지. 앞으로도 이앓이든 원더윅스든 이 정도로만 해 주렴.



인간다운 생활

지난주 중반 즈음부터 일이 화악 마무리되기 시작하면서 육아생활에 전념..은 아니고 아무튼 일 덜하는 생활 중.
이제 세뿅이는 130일을 목전에 두고 있는데 그 동안 여러 가지 변화가 있었다.

토요일에 예방접종 맞으러 병원 갔을 때의 발달상황은 66센치 8킬로 언저리.
드디어 평균을 넘어섰다. 어쩐지 배가 뚱뚱하더라니.

먹는 텀은 밤일 경우 최대 8시간까지 가기도 하고, 잠은 한 번에 6시간 정도가 한계. 
아직 뒤집지 않았고, 범보의자에는 조금 안정적으로 앉을 수 있게 되었다.
잠자리를 널찍한 범퍼침대로 바꿨더니 밤에 빙빙 돌면서 발이나 머리가 끼는 일이 없어져서 중간에 깨서 낑낑거리진 않는다.
벽이 40센치를 넘다 보니 그 안에 들어가서 달래거나, 기저귀를 갈거나, 분유를 먹일 때면 꽤 아늑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에 든다. 좀 더 큰 사이즈를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놓을 자리가 안 나올 듯.
잠의 패턴이 확 바뀌었는데, 전엔 한참을 안고 서성여야 잠들던 아기가 어느 날은 1시간을 넘도록 안았다 내렸다를 반복했는데도 잠이 들지 않길래 에라 모르겠다 공갈이나 물려주고 내려놨더니 좀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잠들었다. 그 뒤로 적어도 안고 돌아다니는 일은 없어졌고 졸리다고 눈을 비비면 공갈을 물려주고, 그 상태에서 몸부림이 강렬해지면 잠깐 안아서 재우기도 하고 양손을 잡아 공갈을 뽑지 못하도록 가볍게 결박..한 다음 머리로 가슴께를 지그시 눌러주면 대충 잠이 드는 흐름이 정착 중. 하지만 애는 워낙 변화무쌍해서 언제 또 변할지 모른다. 

한참 전부터 손을 너무 빨길래 저러다 상처 나겠다 걱정이 되길래 자꾸 공갈을 물려 주었는데 그걸로는 성에 차지 않는지 그냥 툭 뱉거나 손으로 잡아빼서 도로 손을 빠는 경우가 늘었다. 3개월 넘어가면 잇몸이 간지러워진다는 얘기가 있길래 좀 늦긴 했지만 치발기를 주문. 좋아해야 할 텐데.

맹렬한 속도로 배냇머리가 빠지고 있어서 소갈머리는 거의 없고 주변머리만 조금 남았다. 태어날 때 머리가 새카맣게 무성한 아기여서 그렇게 자란 배냇머리는 긴 상태에서 빠지고 그 뒤로 새 머리가 나다 보니 굉장히 우스꽝스러워졌다. 그래서 외출할 때는 웬만하면 모자를 씌우려는 중.

2주 연속으로 주말에 외출을 해 보았다. 유모차를 끌고 다닐 수 있고 가족화장실이 있는 곳은 아울렛, 종합쇼핑몰이 짱이구나.
일산에 간 김에 스타필드에 다녀온 게 지난 주, 이번엔 시흥 신세계아울렛에 다녀왔는데 스타필드는 가족화장실이 참으로 좋더구만. 신세계는 가족화장실이 여자 화장실 안, 혹은 남자화장실 안에 있어서 엄마아빠가 동시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아울렛에서는 유모차 끌고 다니다 보니 스르륵 잠이 들어서 처음으로 커피타임을 가져 보았다. 아아아... 정말 착한 아이로구나. 분유도 거기서 먹이고 ㅎ 우아한 생활이 가능해서 굉장히 뿌듯했다. 잘 자다가 저녁 먹을 때 푸드코트에서 뜬금 없이 울어댄 걸-배고플 때가 아니면 안아주면 바로 그침-제외하면 대체로 협조적이라니 성공이다.

다음 주엔 어버이날도 있고 해서 부모님댁을 순회하기로 했는데 기본 3-4시간 차를 타야 해서 잘 할 수 있을까 긴장 중. 

5월의 계획은 
1. 중고나라에 각종 육아용품을 팔아치운다.
  신생아 카시트, 유축기, 수유쿠션, 아기침대...
  바운서에 눕혔을 때도 몸부림을 많이 쳐서 슬슬 한계가 오나 싶은데, 잘 앉을 수 있을 때까지는 좀 버텨 보기로 했다.
2. 중고나라에서 각종 육아용품을 구입한다.
  일단 아기체육관.
  놀아주기 힘들다. 물론 알아서 잘 놀 때도 많지만.
  또 뭐가 필요하려나.
3. 5개월을 전후해서 이유식을 시작해야겠지.
  처음에는 어차피 쌀미음이니까 이건 그냥 내가 만들기로 하고.

한동안 낮엔 아기를 보고 대략 9시부터 일을 시작해서 빠르면 2시 반, 늦으면 그냥 밤을 꼴딱 새는 바람에 잠을 자려고 언니네 집까지 택시 타고 날아간 적도 있다. 25시간만에 침대에 녹아들었었지... 일단 큰 건은 마무리가 되어 매우 여유로운 중인데 또 모르지 오늘 당장 다시 바빠질지도. 그래도 5월엔 연휴도 2번이나 있고, 중간에 엄마찬스 1주일 하면 대충 버틸 수 있을 듯하여 좀 낫다. 



지난 주엔 백화점에 갔다가 어쩐지 미친듯이 색조가 사고 싶어져서 샤넬에서 립블러시 구입.
제일 무난한 녀석으로 하나 질렀는데 립벨벳처럼 발려서 만족. 착색력도 좋더라는.
시간이 지나면 약간 건조해지는 감이 없지 않지만 착색력 때문에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는 수준.
그리고 그 전에 샀던 겔랑 루즈G보다 싸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외투를 질렀는데, 노린 것은 전에 한섬팩토리아울렛에서 본 타임 야상이었으나
어제 갔더니 다 팔린 건지 계절 지나서 들어간 건지 그 많던 수량이 다 빠지고 없더라.
대신 전에 내가 찍어두기만 했던 마인의 49만원짜리 트렌치가 31만원이 되어 걸려 있었는데 맘을 독하게 먹고 돌아섰다. 
지금 당장 입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설렁설렁 일반아울렛 매장 다니면서 찍었던 아이가 얘네들.

1.  

2. 

예쁜 건 확실히 1번이나, 색깔, 재질, 길이를 고려했을 때 내가 저런 샤랄라한 걸 어디서 입겠어 싶은 생각에 급 2번으로 선회. 사진이 영 안 이쁘게 나왔지만 실물은 꽤 쓸만하다. 디테일이 별로 없어 보이지만 중간중간 소재가 다른 부분이 포인트로 들어가 있고, 똑딱이 단추로 소매통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음. 허리도 조금 조이면 라인이 훨씬 이쁘게 떨어짐. 색깔도 곱게 빠졌다. 돈을 더 벌었으면 진리의 둘 다,, 질렀겠지만 지난 달에 지출이 너무 많아서 도무지 그럴 수는 없었다. 어디 출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평일에 외출할 때는 어차피 아기띠를 매야 하는 경우가 많으니.
결국 육아인의 패션은 이렇게 귀결되는가. 


마지막으로 노리고 있는 투미의 기저귀가방. 
시흥아울렛 갔다가 괜찮다 싶어서 눈여겨 보았는데, 가볍고 짱짱하고 색깔도 적절.
다른 컬러는 45만인데 얘만 31만이더라. 신상이라 가격이 덜 떨어졌던데 손가락이 드릉드릉한다.
좀 더 외출이 빈번해지면 진지하게 고려해 보기로.

바쁜척 근황 기타

진짜 바쁘기도 했고.
시어머니 찬스 이주일 뒤 엄마찬스 일주일을 보내고 이제 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 동안 바쁜 건 얼추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래저래 돈을 써제낀 데가 많아서 기록해 본다. 

1. 홈오피스 
전에 고민하던 모니터는 2대 모두 LED로 갈아치웠다. 
DELL U2415 모델로 문서모드가 있어서 노란빛이 도는 것이 훨씬 눈이 편하고 좋다. 
남는 모니터 중 한대를 거실로 가져와서 노트북과 연결해 두고 바쁜 건이 있을 때 간단하게 처리하기 시작했는데
이러다 보니 여기도 장비욕심이 생겨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를 마련.


필코의 블루투스 미니키보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무선마우스.
사실 숫자키가 없으면 불편하지만 식탁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도 싫어서 아쉬운대로 중고나라에서 9만원에 거래.
배열이 익숙하지 않아서 오른쪽에서 오타가 꽤 난다. 백스페이스, 오른쪽 시프트, 딜리트 키가 매우 생소한 배열;;;
마우스는 친구가 최고의 마우스라고 극찬한 녀석으로. 써보니 확실히 조쿤.

일을 많이 해서 그런지 어쨌는지 왼쪽눈이 한참 불편하길래 검진예약을 했는데 내가 수술했던 병원이 워낙 공장형이라 1달이나 기다려서 검사를 받았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시력은 오히려 올랐고 망막검사까지 다 했는데 깨끗하다고 하는군. 1년에 1번 검진만 받아도 되겠다고. 눈이 시린 건 건조해서 그런 거니 눈물이나 자주 넣으라고 하고, 눈 형태를 봤을 때 안압이 쉽게 올라갈 만한 타입도 아니라고. 결과적으로는 잘 된 일.


2. 간만의 외출
그게 어제의 일이었는데 나간 김에 모든 일을 다 해치워버릴 생각으로 오전 10시 전에 집을 나섰다. 병원일이 끝나고 스시려 프리미엄에서 점심을 먹고 싶었지만 병원 마치는 시간이 1시 40분으로 예상되어 주방 마감시간을 넘어버림. 그렇다면 저녁을 거하게 먹을 작정으로 11시 즈음에 브런치를 먹었는데 병원이 생각보다 너무 일찍 끝나서 부랴부랴 근처 스시집에 전화를 해보았으나 이미 점심예약은 마감이고.
기왕 이렇게 된 거 한남동으로 가자 싶어서 스시 고코로에 전화 넣었더니 2시까지 와도 된다지 않는가. 바로 버스를 잡아타고 가니까 1시 10분. 강남과 한남동은 다리만 건너면 바로인 가까운 동네였던 거시다. 5만원짜리 런치 오마카세를 가볍게 먹었는데, 배가 많이 고프지 않아서 양이 과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어쩐지 양이 조금 아쉬운 느낌. 나중에 좀 더 거하게 먹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겠다 싶음. 
한남동으로 넘어간 것은 바이미나 쇼룸에 가서 신발이나 맞출까 싶어서였는데 열심히 걸어올라갔더니 하필 그날 쇼룸 개편한다고 딱 하루 쉰다더라. 헐... 홈페이지엔 왜 공지를 안 해주는 것이지. 바이미나 헛걸음이 벌써 2번째다. 
눈썹 왁싱이나 하자 싶어서 롯데 본점으로 방향을 틀었다. 1년만에 왁싱을 했더니 어찌나 개운한지. 이사 가면 한달에 1번씩 꼬박 받을 테다. 지나는 자리마다 어찌나 돈이 줄줄 새는지 겔랑에서 루즈g도 하나 질렀다. 제일 흔한 색깔이라던데 한 번 발라보고 너무 착 붙길래 고민도 안 하고 구입.. 했으나 바로 엄마에게 헌납했다. 전에 너무나 안 어울리는 색을 바르고 다니길래 내가 쓰던 걸 줬는데 쓰던 걸 주는 게 마음에 걸리던 차에 잘됐지.
또 지나가다 토즈에서 145만원짜리 이번 시즌 조이백에 꽂혀서 이걸 기저귀가방으로 써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일단 가격의 압박이 적지 않으니 두고 보기로. 이번 시즌 디자인 잘 뽑혔더라. 다만 송아지가죽은 비 맞지 않게 모시고 다녀야 하는 소재라 그냥 아 예쁘네 하고 넘어갈 확률이 높지 않을까 싶음. 
11시 브런치 1시 반 점심에 이어 저녁은 5시 반 파이낸스센터 엘쁠라또에서 스페인요리 코스로 좌라락 먹고 마무리는 오뗄두스에서. 거의 12시간을 밖에서 돌아다녔더니 어찌나 피곤한지 오뗄두스에선 잠들 뻔했다. 구두 빼곤 다 해치운 날이다. 보람찼어!

3. 물욕의 근황
사실 진짜로 사게 되는 것은 돈 버는 것과 상관 있는 사치품이거나 아기랑 관련된 것.
일하다 열 받으면 구두나 화장품이나 옷을 막 뒤져서 캡쳐만 잔뜩 해놓고 일 끝나면 스트레스 사라짐=물욕도 사라짐.
이렇게 되고 마는 거다. 요즘 좀 필요하다 싶은 건 스커트와 함께 입을 흰 블라우스, 굽이 3센치 정도 되는 봄구두.
마음에 드는 건 잘 안 보이는데 그러다 보니 그냥 작년에 살 걸 그랬나 싶은 것들이 생긴다. 

4. 이사
우리도 갈 집을 구했고 지금 사는 집도 신혼부부가 계약함. 이 집은 대대로 신혼부부만 사는 집인가.
이사 갈 집은 언니네랑 같은 동 다른 통로의 3층. 너무 높지 않은 것도 좋고 언니랑 적당히 가까운 것도 마음에 든다. 
지금도 역이랑 가까운 편인데 이번엔 더 가까워져서 거의 굴러가도 될 수준. 
교통만 좋은 이 동네에 비해 은행도 마트도 구청도 보건소도 경찰서도 가깝고 당연하게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주거지로 가려니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이대 살 때도 내려오면 번화가였지 주거지 느낌은 아니었기 때문에 동네 분위기가 매우 신선하고 기대되는 바이다. 
좋은 주인을 만나서 너무너무 싼 가격에 좁지 않은 집으로 가게 되었는데 너무너무 싸기 때문에 자잘한 수리는 우리가 알아서 해야 될 것 같다. 현재 생각하는 건 방문 페인팅과 손잡이 교체, 걸레받이 교체 정도(당연히 셀프로). 지금 사는 세입자가 이사 들어오면서 조명을 죄다 led로 바꿨다는데 그건 우리가 30 주고 받기로 했음. 당시 교체할 때 80만원 들었다고 했으니 이 정도면 서로서로 아쉽지 않은 거래라고 본다.
얼른 가고 싶은데 아직 2달 반이나 기다려야 된다는 게 괴로울 뿐. 

5. 육아
내가 메인으로 돌보지 않는 3주 이상, 세뿅이 인격이 변한 건가. 
할머니 둘의 성격이 너무나 극과 극으로 달라서 현황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친할머니=안아주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내가 가고 애들이 고생할까 봐 참는다. 그래도 많이 안아줌. 안은 채로 재우는 경우 매우 많음. 쪼금만 징징거리면 응? 서라고? 하면서 애를 안고 집안을 서성임. 과연 그 뜻일까...
외할머니=딸이 조금이라도 편하려면 집안일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함. 그러다 보니 아기가 방치되는 시간이 종종 생겨서 세뿅이가 징징거린다. 난 또 친할머니한테 하도 안겨 있어서 또 버릇을 잘못 들였나 싶었는데 그건 아닌 거 같음. 다만 외할머니의 사랑은 조건부 사랑이라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야 좋은데 자꾸 울어대서 내 마음이 좀 불편했다. 
그리고 오늘 모든 찬스가 끝나고 지내본 결과 세뿅이는 변하지 않았다. 옹알이가 시작되어 조금 목소리가 커지고 의사표현이 확실해진 건 있는데, 나는 낮에 아무것도 안 하고 애만 쳐다보고 있기 때문인지 세뿅이는 큰 불만은 없다. 소리를 내면 똥을 쌌거나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온다는 건데, 놀아주고 있는데도 배고플 시간이 아닐 때 징징거리면 졸리는구나 하면서 재우면 그만. 여전히 알기 쉬운 일관성 있는 아이다. 단점이라면 낮에 더럽게 안 잔다는 건데 밤에 잘 자니까 그 정도는 괜찮다고 본다. 그래도 졸린다고 징징거려서 재웠더니 내려놓은지 5분만에 눈을 반짝 뜨면 좀 허무하긴 하다.
요즘은 전과 달리 먹다가 밀어낼 때도 있다. 그래도 거의 바닥을 싹싹 비우는 편이지만, 딸국질을 해서 아기용 차를 먹이려고 하면 배가 안 고프다고 버틸 때가 많다. 배 부르라고 먹이는 거 아니거든요,..

수면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했더니 자는 시간이 어느 정도 예상이 되어 편하다. 밤에 한 번은 길게 자서 6-7시간동안 안 먹는데 그게 새벽시간에 끼면 제일 행복함. 어제처럼 3시간 자고 4시간만에 먹은 뒤 6시간 넘게 자주면 출근시간이 되는 거. 오늘은 과연 어떨지 모르겠다. 

발달은, 111일 현재 눕혀 두면 뒤집으려고 애쓰다 잘 안 되어 짜증내거나 울 때가 있고, 아직 범보의자에는 앉기 어렵다. 목은 빳빳하지만 허리에 힘이 없어서 뒤로 넘어가더라. 엎드리기는 잘하더라. 
내일은 100일촬영. 50일촬영 때는 태열이 올라와서 피부가 별로였는데, 이번엔 손톱으로 얼굴을 긁어놔서 내일까지 안 나을 상처가 최소 1개. 손톱을 자르긴 했지만 혹시 몰라서 손싸개도 씌워줬다. 게다가 얼굴에 울긋불긋 트러블도 올라와 있어서 약간 걱정. 부디 좋은 컨디션으로 예쁘게 찍어야 할 텐데.

너무 오랜만에 주절거렸더니 너무 길어졌군. 어차피 읽은 사람만 읽는 글 아니겠습니까. ㅎ

워킹맘

일이 점점 늘어서 혼자 애를 보면서는 소화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아쉽게 거절해야 하는 작업이 조금씩 생겨서 돈 좋아하는 나는 속이 쓰리다.
엄마가 내려가자마자 바로 새벽 3시 취침인 데다 계속 일이 이어질 예정이라
백일도 머지 않았겠다 일단은 급한대로 시어머니찬스를 쓰기로 했다.
그 뒤엔 또 엄마가 오고.. 뭐 아무도 없을 때는 시터를 구해야겠지.
애초에 다음주부터 2주 정도 시터를 쓸까 했는데 일단 이번엔 이렇게 해결.

그러다 보니 장비욕에 또 불타오르는 중.
24인치 모니터를 듀얼로 쓰고 있는데 하나는 색깔이 맛이 갔고 하나는 LCD.
그래서 얘네들을 중고로 팔아치우고 같은 브랜드 같은 모델로 맞출까 싶음.
모니터 거치대를 놓고 라인 깔끔하게 정리해서 3대 같이 쓰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기도 하고 급한 건 아니니까 이사 가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현재 후보는 DELL의 U2415 또는 U2417.

이사는, 
지난주에 꽤 괜찮은 물건이 나왔었는데 이사시기가 너무 안 맞아서 날아감.
수납공간도 많고 신경 써서 리모델링을 했길래 여기다 싶었는데.. 특히 화장실이 호텔같이 예뻤다.
그러다 오늘 같은 동에 또 상태 좋은 물건이 나왔다는데, 빠르면 내일 바로 확인하러 갈 예정.
슬슬 결정하고 싶으다... 


여기서부터는 육아 얘기----------------------------------------------------------


세뿅이는 80일을 조금 넘긴 현재 여전히 조용하고 잘 웃고 잘 먹고 잘 잔다. 
찡찡거리는 건 기저귀가 묵직하거나 졸리거나 속이 불편하다는 뜻이고
으앙 울면 무조건 배가 고픈 거다. 
알기 쉬운 아기구만.

요즘은 자기 손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는데, 한동안은 오른손만 보더니 며칠 전부터는 왼손도 살피기 시작했다.
뒤통수는 확실히 납작해져서 요즘은 고개를 돌리지 않고 똑바로 누워 자더라. 
내가 머리를 잘 굴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냥 유전이라고 생각하면 속이 편하다. 아하하하
며칠 전엔 왼쪽으로 고개 돌리는 걸 힘들어 하길래 목을 살살 주물러 줬더니 좀 나아짐.
이대로 두면 별로 안 좋을 것 같아서 짱구베개를 드디어 주문했다. 더 납작해지면 진짜 안 이쁠 것 같고 한쪽으로 쏠리는 것도 신경 쓰이니까. 

역류방지쿠션은 한동안 아주 잘 쓰다가 이제 슬슬 졸업할 때가 된 것 같아서 엎드리기 연습을 시킬 때만 쓰려고 노력 중이다.
바운서도 허리에 안 좋을까 조금만 쓴다는 사람이 많은데 거의 쿠션 위에서 살다시피 했으니..
신랑 출장 때문에 백일촬영이 일주일 당겨진 만큼 가열찬 연습이 필요하겠다. 누운 포즈로만 백일사진을 찍기는 좀 그렇지.

날이 확 풀렸기도 하고 이제 곧 백일이니 4월엔 외출이 가능할 것 같은데 아직 유모차가 없다!
그나마 가끔 가는 백화점인 신촌 현대엔 유모차 라인이 너무나 빈약해서 조만간 날을 하루 잡고 나가 봐야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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