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산책] 운수 좋은 마지막날 여행

전날 밤 자작나무숲에서 사온 고구마도넛과 쥬스를 아침으로 먹고 하루를 시작하다.
사실 교동고로케를 먹고 싶었는데 밤에 갔더니 다 팔리고 없더라고. 무시해서 죄송합니다..

11시에 문을 연다는 승광재에 들러섯 잠깐 설명을 듣고(딱히 볼 건 없다.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은
가도 좋지만, 일부러 찾아간 나같은 사람에게도 큰 감흥은 없는 곳이라) 나온 후,
개미지옥 다듬에 또 들어가서 동행자의 욕구를 충족시킴. 우린 절대 쇼핑을 같이 하면 안 되는 사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고 당분간 만나지 말자고 약속했다.

좀 일찍 밥을 먹기로 하고 큰길을 건너 성미당으로 갔는데...
13000원짜리 밥이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 밑반찬은 성의가 없고 맵기만 한 형편없는 비빔밥.
삼백집이 주장하는 대로 전주 명물은 전주비빕밥이 아니라 콩나물 국밥인가 보다, 라고 진심으로 생각하게 된 시간이었다.
나중에 교동고로케에서 사먹은 전주비빔밥 고로케가 정말 100배 맛있음. 그건 2000원대거든!!!
차라리 한정식을 먹을 걸 엄청나게 후회하며 나왔다.


그래서 이 분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 맛있는 빙수2를 찾아 외할머니 빙수 맞은편에 있는 사랑나무에 갔는데

이게 뭐죠? 그냥 그렇잖아.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빙수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요즘에 밀기엔 차별성이 너무 없었다.
팥은 너무 달고 얼음은 요즘 유행하는 연유얼음을 잘게 간 정도고. 굳이 특징을 꼽자면 위에 올라간 대추인데
그럴 거면 대추를 더 팍팍 올려줬으면 좋겠다. 물론 대추랑 같이 먹으면 확실히 맛이 있긴 하지만 대추를 아껴서 먹어야
된다면 별로 의미가 없지 않겠냐는 거다.
그래서 여기서도 힐링에 실패.



산책하는 길에 촌놈의 손맛에서 떡갈비 꼬치를 먹은 건 나름 괜찮았는데, 이걸로는 성에 안 차니 멋진 한옥집에서
차라도 마시면서 마음을 진정시키자, 라고 생각하고 다화원이라는 곳에 갔는데 이것도 실패.
미숫가루를 시켰더니... 덩어리가 둥둥- 요즘은 다들 미숫가루라떼 스타일로 주니까 적응하지 못한 내가 나쁜 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어. 또 힐링에 실패하고 30분만에 일어서서 숙소로 컴백.
이미 체크아웃을 한 상태였지만 카페에 아무도 없길래 거기 널부러져서 1시간을 기절했다가 전주역으로 출발.



여긴 최명희 문학관 옆에 있던 아트갤러리 정원.
판화전시를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3작품 정도는 집에 가져오고 싶은 생각은 들더라.
정원도 예뻤지만 그 너머에 있던 한옥이 아주 제대로 고풍스러움을 풍기고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꼼꼼히 채워나간 동선.
일부만 찍어둔 거지만 나중에 또 가게 되더라도 참고할 수 있을 듯!

아무튼 결론은 운수 좋은 날은, 역시나 반어였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