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월의 특기는 드러눕기

덥고, 여전히 바쁘고, 어린이집 방학이다.
7월 내내 바빠서 양가 어머님들이 돌아가며 세뿅이를 봐주셨는데 아 진짜 방학기간은 괴롭구나.

세뿅이를 안을 수 없는 할머니가 와 계신 동안은 TV 중독과 새벽에 일어나 2시간 놀기가 일과처럼 자리를 잡는 바람에 이건 안 되겠다 하고 마음 먹고 어느 새벽에 1시간 반을 울려봤다. 중간중간 물도 마셔가며 온 힘을 다해 울다가 지쳐서 그랬는지 포기한 건지 결국 잠듬. 그 사이에 온갖 물건을 집어던지고 때리고 버둥거리고 난리도 아님. 새벽 3시에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우는 소리에 주민들은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그날 이후로 새벽에 깨는 일도, 밤중에 TV를 보겠다고 방으로 뛰어가는 일도 없었다. 역시 울리는 건 좋은 방법이었다.
물론 어머님은 아직 말귀도 못 알아듣는데 하고싶은 대로 해줘라 하고 발을 굴렀지만 아들내외가 고집이 만만치 않아서 조바심 내며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음. 결과가 좋으니 다행이었다.

요즘은 조금만 잘 안 되면 바닥에 드러누워 우는 척을 하는데, 집에서는 드러눕고 밖에서는 철푸덕 주저앉는다. 밖에서 누우면 더럽고 아프다는 걸 아는 건지. 눕지 말고 말을 하든 몸을 쓰든 하라고 얘기하면 손을 끌고 현관으로 데려가기도 하고 뭐. 나름 발전이라면 발전인가. 그냥 말을 하라니까. 끄덕끄덕과 응 하는 대답만 늘었다.

말귀는 꽤 알아먹는 거 같은데, 분명히 배웠을 것 같아서 시켜본 "예쁜~짓"에 손가락으로 볼따구를 찍어댄 덕에 필살기가 생겼다. 어른들한테 폭발적인 반응.
놀이터에서 만난 동갑내기 여자애한테 몇살이냐 물어보니 손가락 세 개를 편 것을 보고 언니가 놀라 와 그런 개념을 알다니! 하고 폭풍칭찬을 했더니 소심하게 저도 연습을 해보더니 다음부터는 세뿅이 몇 살? 하면 어설프게 3을 만들어 보이기 시작했다.
식사는 자기한테 관심을 안 주면 온 식탁에 음식을 다 쏟고 숟가락과 포크를 던지고 난장판을 만드는데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손으로 먹을지언정 비교적 깔끔하게 먹어준다.

다른 건... 7월에 애를 안 봐서 잘 모르겠다. 으헝헝-
다음주부턴 다시 어린이집에 갈 테니 좀 여유가 생기겠지 싶음.



덧글

  • 나녹 2019/08/06 22:27 #

    저희는 아직 눕진 않는데 일단 마구 우네요. 어제는 자기 저녁밥 다 먹더니 밖에 나가 놀자고 통곡 ;ㅁ; 엄마아빠 마저 먹는 동안 15분 울다가 이제 나가자 했더니 완전 신나서 방방 뛰며 신발 주워오고. 전에는 입으로만 징징이었는데 이제는 눈물도 주륵주륵 흘려서 마음이 약해지네요.
  • imnew 2019/08/09 14:37 #

    진짜 그래요! 처음에는 그냥 누워서 찡찡거리다가 길어지면 눈물이 주륵주륵. 아니 뭐 그렇게까지 울 일이 아니잖아;;;;
    육아에는 일관성이 중요하다던데 어떻게 대해야 하나 고민스러울 떄가 많습니다. 나녹님도 부디 화이팅하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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